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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SNS/Game

[펌] nhn 게임 수익구조 개선의 고민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터넷 사이트를 대라면 국내 포털사이트 순위 1위인 ‘네이버’의 이름을 대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NHN이 있기까지 네이버는 다양한 광고수익, 부가수익 등으로 회사를 성장시켰으며 이제는 국내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유저들의 대부분이 거쳐 가는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가 된 네이버는 이제는 거대한 공룡 사이트로 변모하여 ‘난공불락의 독보적 1위’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인터넷 업계 1위’가 된 NHN이 신 성장분야 온라인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에 대한 관심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인터넷 사이트 콘텐츠 구축의 일가견이 있는 NHN은 한게임이라는 게임포털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 업계에 진출을 했다.

또, 한게임을 통해 국내 인터넷 사이트, 또 일반 검색 포털 사이트 뿐만 아니라 게임포털 시장에도 이름을 올리게 된 NHN은 한게임을 명실 공히 게임포털 1위로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 최고의 매출을 내고 있는 NHN의 한게임, 하지만 고민도 적지 않다


때문에 검색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NHN이 ‘IT업계의 블루칩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도 ‘석권’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수익을 내면서 그 규모는 점점 더 거대화되고 있다. 실제로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 사업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총 매출면에서는 넥슨과 NC소프트를 제치는 모습까지 보이며 이제는 온라인 게임 사업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투어린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터넷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업체들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급증하고 있는 환율 덕택에 해외 로열티를 통해 큰 수입을 거두면서 상당한 양의 수출실적은 물론 국내 내수시장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온라인 게임 인기를 통해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연일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NHN도 마찬가지. NHN는 2008년에 이어서 2009년 1분기에도 사상 최고치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좋은 매출 성적에도 불구하고 NHN의 고민은 깊다. 시간이 흘러도 계속해서 고착화되고 있는 수익구조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지적받고 있는 NHN과 한게임의 수익구조 개편. 과연 언제 쯤 개선될 수 있을까.



지난 8일, NHN은 그룹 전체 2009년 1분기 매출을 발표했다. 8일 발표된2009년 1분기 NHN의 매출은 3224억 원이었으며, 영업이익 1283억, 순이익도 분기 단위로는 처음으로 1천억 원을 넘기며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 가지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이런 성공적인 실적 발표를 하면서 홍보를 위해 으레 ‘사상 최고 매출과 순이익’이라는 단어를 붙여야 했지만, 그 어디에도 이런 부분의 언급은 없었던 것이었다.

NHN이 훌륭한 실적을 ‘대놓고 자랑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던 매출구조의 고착화에 대한 지적을 계속해서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한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 관련 매출의 웹보드게임 분야에 집중되어 있는 단조로운 매출구조를 타파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 PD수첩의 한게임 방송은 당시 큰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다


NHN의 그룹 전체 1분기 실적은 사실 주력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검색광고 시장 등 지금까지 NHN을 성장시켜 왔던 사업영역 매출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게임사업 부문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한게임 관련 분야는 1164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0.8%나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게임 단독으로 매출 1000억 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고스톱, 포커 등의 웹보드게임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온라인 게임들의 퍼블리싱을 통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NHN과 한게임이지만, 던전앤파이터의 채널링서비스가 종료된 뒤 웹보드게임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적 발표를 한 김상현 NHN대표는 “한게임에서 웹보드게임의 비중이 88%로 전분기보다 2%늘어났다”라며 이런 흐름을 대변했다. 하지만 실제로 실적 발표에서는 이런 흐름은 물론,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웹보드게임의 성장을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사상 최고 매출을 언급하지 않은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것, 즉 NHN이라는 거대 인터넷 기업의 수익의 절반을 사행성 게임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부각시키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매출 1조 2천억 원의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이 수익의 절반을 사행성 게임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부각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NHN, 그리고 한게임의 수익구조 단순화에 대한 고민은 비단 웹보드게임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의 매출의 절반이 심각한 사행성을 지적받은 웹보드게임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에 더 큰 문제인 것이다.

△ 한게임 포커의 사행성 논란은 예전부터 문제가 되어 왔다


지난해 6월, MBC ‘PD수첩’은 이런 한게임의 사행성 논란을 정확히 지적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당시 방송에서는 한게임 포커를 통해 엄청난 빚을 진 가정주부, 학생 등의 인터뷰와 사례를 소개하고 사실상 도박과 다름이 없는 구조를 지적하고 비판하며 사회적인 문제 등에 대해 역설했다.

이 방송 직후 문화관광체육부는 대책회의를 통해 한게임에 ‘사행화 방지를 위한 행정지도’지시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한게임은 사이버 게임머니를 교환하는 핵심이 되는 아바타의 금액을 3만원에서 1만원으로 낮추고, 풀 베팅방과 자동베팅 기능을 없애는 게임 시스템 개선을 행했다. 행정지도 이후 한게임 매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두 달간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이는 그리 길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최근 2분기 연속으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는 것은 한게임에 대한 사행성 문제가 부각되기에 충분한 수치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상 행정지도와 자정선언 등 구속력이 없는 조치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기에 충분하다.

한게임 웹보드게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포커와 고스톱은 여전히 사행성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게임 포커와 고스톱방에서 개설되는 ‘비밀방’에서는 게임머니를 구매하면 ‘수혈’이라는 방식으로 중개업자를 통해 거래가 되고 있으며, 한게임은 이 과정에서 5%라는 딜러비를 자신들의 매출로 거둬들이고 있다. 한게임 머니 구입한도는 1인당 월 30만원이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수십 개의 아이디를 개설해거나 환전상을 통해 매입을 하기 때문에 판돈의 규모는 아바타의 금액 하락과 베팅방 기능을 제한하는 방법이 통하지 않고 있다. 편법이 판을 치는 통에 단속과 처벌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 사실인 것이다.

문제는 이런 편법을 NHN이 교묘하게 눈을 감아 주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 한게임에서 웹보드게임의 매출을 빼면 총 매출은 급전직하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한게임 포커와 고스톱이 흥행을 하는 것은 아바타를 통한 게임머니 간접충전이라는 면도 있지만, NHN의 적극적인 통화량 관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머니 구매 숫자가 늘어나면 총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시장 내에서의 화폐 가치가 떨어져야 하는 것이 경제 논리이다. 때문에 환전 시세 역시 떨어져야 하는데, 문제는 NHN이 직접 통화관리를 하면서 화폐가치 하락과 환전 시세 하락을 막고 있는 것이다.

또, 아바타를 판매하면 게임머니를 주지 않고, 게임머니를 돈을 받지 않고 제공하는 방법으로 사행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이를 시행하면 폭발적인 매출의 하락이 이어질 것을 우려해 ‘사행성 논란을 씻을 수 있는 극단적인 처방’은 내리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게임 포커에서는 돈을 더 내고 플러스 회원이 되면 게임 등급이 올라가고 비밀방 개설 등 특권이 주어지며, 게임머니 보유한도도 2000억으로 올려주고 자릿세인 딜러비도 할인되는 등 사행성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NHN은 “사행성과 과몰입을 막기 위해 게임 승부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은 게임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채택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매출의 하락을 우려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행성 논란 때문에 웹보드 게임의 비중을 줄이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한게임의 다른 분야에서 인기를 모으는 ‘캐시카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NHN측도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게임의 실적이 좋을수록, 웹보드게임이 내는 실적이 좋을수록 사행성에 대한 끊이지 않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때문에 NHN은 비밀방 고액 초기베팅 폐지와 포커 이용 하루 10시간 내 제한, 모니터링 인원 2배 증원 등을 중심 골자로 하는 사행화 방지 대책을 이달 안으로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게임의 신작 라인업들이 포트폴리오의 단조로움을 없앨 수 있을까


한 업계 관계자는 “2009년 들어 NHN은 한게임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4개의 대작 게임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웹보드게임을 줄이는 것이 목표일 것”이라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의 핵심 게임을 발굴해 내는 것이 사행성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 최대 과제이다”라며 매출의 규모가 아닌 수익구조 개선의 고민을 타파하는 것이 진정한 NHN과 한게임의 목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